수상택시 '표류 중'…이용률도 수익성도 바닥
수상택시 '표류 중'…이용률도 수익성도 바닥
  • 김민욱 기자
  • 승인 2018.12.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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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로 텅 빈 보트들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강 수상택시 9대가 묶여 있는 반포한강공원 선착장 ‘서래나루’는 쓸쓸함을 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교통체증 없이 한강을 10여 분만에 가로질러 한때 출퇴근용으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보다 현저히 낮은 이용률을 보이다 2014년 자취를 감추었다. 2년여 만에 운항을 재개한 후 여전히 저조한 이용률에 선착장 일부 시설까지 임대를 놓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추진, 열악한 접근성

출퇴근과 관광용으로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수상택시를 이용해 본 사람은커녕 아예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용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무엇보다 열악한 접근성이 꼽힌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세빛섬까지 가는 셔틀버스는 출퇴근 시간에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신반포역에서 선착장까지 850m를 걸어가는 수밖에 없다. 걸음이 빠른 편인 취재기자도 가는 데 15분이 족히 걸렸다.

한강 수상택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추진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부였다. 서울시는 민간자본과 시 예산 등 37억 원을 들여 2007년 10월 수상택시 운항을 시작했다. 당시 운영사였던 청해진해운은 여객용 모터보트 10대를 구입해 17개 승강장을 오가는 수상택시를 운행했다. 운항 시작 직전인 2006년 ‘한강 수상이용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서울시는 수상택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9,000여 명에 이를 거라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2009년에도 하루 평균 135명이 이용해 예상치의 1%에 미치지 못했다. 급기야 2014년에는 하루 이용객이 스무 명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2016년 재개장했지만 이용자 발길 '뚝'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청해진해운이 사업운영을 중단했고, 국가보훈단체인 특수임무유공자회가 18억 원을 주고 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2016년 10월 수상택시 운행을 재
개했다. 수요가 적은 출퇴근용 대신 관광용 상품으로 수상택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강 수상택시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재개장 직후인 2016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명에 그쳤고,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에는 24명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운영사인 유공자회는 9억 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2016년 운항을 재개하자마자 사드와 북핵 문제 등 악재가 잇따랐고,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익성 제고를 위해 유공자회는 지난해 선착장 2층에 식당을 열었지만 설상가상으로 이마저도 1년 넘게 파리만 날리다 올해 6월 문을 닫았다. 특수임무유공자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강 수상택시사업 자체가 은행 빚까지 내면서 어렵게 이끌어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운영자는 전문성 부족한 보훈단체

서울시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강사업본부는 유공자회에 별도의 시 예산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운영사가 자체적으로 활성화 방안이나 홍보 계획을 내야 지원할 수 있다고 설
명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시가 유공자회에 선착장 운영과 수상택시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지만, 유공자회 측에서는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문성이나 수익성이 부족한 보훈단체를 성급하게 수상택시 사업 운영자로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아 예산감시국장은 현대HCN과의 인터뷰에서 노하우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단체가 서울시 관광사업을 위탁받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의문이라고 밝혔다. 운영사가 계속해서 기존 방식을 답습하거나 서울시 지시만을 기다린다면 수상택시 사업에서 창의적인 관광상품 개발이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계약 기간인 2027년까지는 유공자회가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 서울시도 운영사도 모두 손을 놓고 그저 해 뜰 날만을 기다리고만 있는 가운데 한강 수상택시는 오늘도 외롭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HCN 매거진 서초> vol.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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