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공사장 옆 등굣길'…대책 마련 시급
[기획취재] '공사장 옆 등굣길'…대책 마련 시급
  • 김민욱 기자
  • 승인 2018.12.05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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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달 우리 지역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 정문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50대 여성 인부가 출차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인근 초등학교 통학로였던터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재건축 공사 현장이 많은 서초구. 공사장과 인접한 교육시설 통학로 안전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획취재 김민욱 기자입니다.

<기사본문>
서초동의 한 재건축 공사장. 

레미콘 트럭 여러 대가 줄지어 서 있고, 

공사장 정문으로 하루에도 수십 대의 승용차와 트럭이 드나드는 이곳. 

초등학교와 불과 200미터 가량 떨어진 스쿨존입니다. 

지난 달 21일 오전 이곳에서 차량 유도를 하던 50대 인부 강 모 씨가 25톤 덤프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서이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사고 발생 약 일주일 뒤 시공사 현장 사무실을 찾아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CCTV에 아이들 저렇게 지나가잖아요. 근데 신호수가 어딨어요 지금? 한 분도 안 보이는데…지금 하교 중인데 누가 계세요?  "

학부모들은 덤프트럭 출입차 업무만을 담당하는 전문 안전요원이 상주하도록 조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또, 공사장의 출입문 중 스쿨존과 접한 곳은 아예 폐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 김수미 / 서이초 학부모회 회장 ] 
"이 두 곳으로 덤프트럭이 지나가게 되면 저희 아이들은 통학로를 쓸 수 없는 형편이 됩니다. 이 두 게이트는 전면 폐쇄를 원하고 있고요. 옆으로 돌아가면 3번 게이트가 있습니다. 그 게이트로만 덤프트럭이 지나가도록…지나갈 때도 등하교 시간을 피해서 지나가도록… "

아닌 게 아니라 재건축 단지 5곳에 포위된 서이초등학교는 현재 통학로 양 옆으로 공사장 출입구 4곳을 두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이 길을 걷는 아이들에겐 하루하루 위험한 여정입니다. 


[현장음 : OO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 소장 ] 
"저희들이 협의를 하고 혹시 법적으로 구청이나 경찰서에 협조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조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조치하겠습니다. "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재건축사업이 가장 많은 서초구. 재건축 대상 단지는 59곳. 이 중 6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고, 다음 달 철거에 들어갈 단지도 있습니다. 공사 현장과 가까운 다른 초등학교 상황은 어떨까요? "

재건축 공사장을 마주하고 있는 서원초등학교. 

아이들의 등하굣길 위로 공사장 방음벽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 방음벽 일부가 강풍에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하교시간이었는데다 파편이 어린이횡단대기공간에 떨어져 자칫 보행 중인 어린아이가 다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반포동 계성초등학교입니다. 

바로 맞은 편 신반포 3차와 경남아파트는 현재 이주를 마치고 철거가 초읽기에 들어간 단계. 


여기에 신반포 15차까지 착공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통학에 지장이 생기는 건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스탠드업] 
"이렇게 재건축을 앞둔 단지 가운데 교육시설이 인접한 곳은 우리 지역에 모두 3곳. 문제는 이런 공사장에 대한 통학로 안전관리 매뉴얼이나 자치구 조례가 없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시교육청 관계자 (음성변조) ] 
"학교 부지 내를 기준으로 잡는 거지, 학교가 직접 피해를 본 부분만 해당되고 통학로는 외부잖아요. 구청에서 관리하지 저희가 관여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서초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 
"그런 조례는 없어요. 통학로에 관한 조례는 따로 없습니다. "

지난 9월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이후 시교육청에서 학교 인접 공사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지만 학교 외부로 구분되는 '통학로'는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인터뷰 : 김정우 / 서초구의원 (재정건설위원회) ] 
"구청 차원에서 선제적인 행정조치와 함께 적극적인 중재도 필요합니다. 의회에서 등하교 시간 대형 화물트럭 통행을 제한하는 조례를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행동능력과 판단능력을 고려한 통학로 안전관리 체계가 갖춰졌을 때 공사 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 허 억 /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 ] 
"차가 다니는 동선과 아이들이 다니는 동선을 명확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가드펜스를 설치해서 대형차가 다니는 곳과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 일본처럼 안전만 챙기는 전문요원이 배치돼서… "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한편, 교육부는 착공에 들어가기 전 자치구와 학교, 시공사가 아이들의 안전관리를 두고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십 개 단지들이 재건축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은 오늘도 위험한 등굣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HCN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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