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치매, 그리고 치매보험
심각한 치매, 그리고 치매보험
  • 박진우 / 흥국생명 미디어교육 총괄
  • 승인 2019.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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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이 병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기길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치매로 고생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로널드 레이건 前 미국 대통령이 1994년 국민들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치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들 감추고 공개하길 꺼리는 치매를 스스로 커밍아웃한 것이다. 그 결과 국립 알츠하이머 재단과 로널드 낸시 레이건 연구소가 생겼고 치매연구를 위한 관심과 기부 또한 급증하는 계기가 됐다. 천하를 호령하던 레이건도,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도, 프랭클린 루스벨트도, 윈스턴 처칠도 모두 치매를 피하지 못했다. 치매는 그 어떤 조건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결국 우리 중 그 누구도 나는 아니라고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인구가 66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제주도민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나타났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치매라는 병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며, 세계에서 치매환자가 가장 빨리 늘어날 국가로 예견되는, 반갑지 않은 감투까지 쓰고 있다. 반면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이제 고령사회를 넘어 치매사회를 대비해야 하는 지금, 더욱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치매의 문제는 곧 경제적 문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경도인지장애와 치매관련 건강보험 진료비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2년 9,288억 원에서 2017년 1조 9,588억 원으로 5년 사이 두 배가 늘어난 것을 발견했다. 그만큼 치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그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며, 더욱이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치매와 관련된 수많은 문제가 파생할 거라는 점을 쉽사리 예상할 수 있다.

이에 현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적극적인 치매환자 지원을 천명하고 있다. 치매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을 10% 수준으로 낮추고 치매전문병동을 확대해 치매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치매는 경제적 문제와 직결된다. 특히 본인도 본인이지만 무엇보다 그 가족들에게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치료, 요양 비용이 만만치 않고 24시간 케어를 해야 하는 특성상 가족 중 누군가가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비용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것에 더해 소득 감소로 또 추가적인 마이너스가 되는 겹재앙이 이어지는 것이다.

 

각광 받는 치매보험, 제대로 알고 가입하기

높아진 사회적 관심, 이슈로 인해 지난해부터 유독 치매보험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심각한 중증만 보장하거나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에 단순 특약 형태로 부가되는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많은 기능을 보완하고 현실화시킨 덕에 가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치매보험의 기본은 가장 심각한 수준인 중증치매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런 중증치매는 대부분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요양등급 기준으로 1~2등급에 속하거나 CDR이라 불리는 척도 인지, 사회기능 측정검사에서 3~5점을 받으면 통상 중증치매에 해당되며 이는 전체 치매환자 중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비중은 적지만 경제적 타격이 큰 만큼 대다수 치매보험들이 중증치매에 가장 많은 보험금을 책정하고 있다. 이 경우 기존의 보험들처럼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장기적인 요양 비용 발생을 감안해 매월 또는 연 단위로 보험금을 나눠서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증뿐 아니라 경증치매도 보장하는 상품이 많다. 또 보장되는 연령도 과거 상품은 80세 수준으로 한정됐지만 현재는 대부분이 90세 이상이며 100세를 넘는 상품도 증장하고 있다. 치매는 고령일수록 노출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장기간은 가급적 길게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마지막으로 치매는 그 특성상 진단을 받은 본인이 스스로 보험금을 청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보험에 가입할 때는 반드시 ‘지정대리청구인제도’를 확인하고 가입 절차에 반영해야 한다. 이 제도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모두 동일한 경우 치매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누군가가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해 놓는 것을 말한다. 치매보험에 가입하려면 이런 사소한 부분까지 면밀하게 생각하고 가입하는 게 좋다.

치매를 일본에서는 고꼬츠(こうこつ), 즉 황홀병이라 부른다. 환자 자신은 세상 걱정 근심이 다 없어지는 황홀경의 상태가 되는 병. 그렇지만 가족들은 세상이 지옥으로 변하는 고통의 나날이 되는 병. 그런 극단적인 양면이라면 우리는 어느 쪽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인가. 당연히 후자가 아닐까. 그래서 더욱 치매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HCN 매거진 서초> vo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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