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제현장으로 떠오르다 '서초 악기거리'
새로운 경제현장으로 떠오르다 '서초 악기거리'
  • 강기옥 /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승인 2019.01.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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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앞에 우면산 하단을 동서로 가로지른 왕복 8차로의 도로는 1978년에 개통한 ‘남부순환도로’의 일부다. 일반국도 제47호로 지정된 이 도로는 강동구에서 시작하여 강남·서초를 관통하고 구로구 오류동을 지나 강서구의 김포공항에 이르기까지 무려 36.3km에 이른다. 1984년 서울특별시 공고에 의해 가로명을 ‘도로’에서 ‘로’로 바꾸면서 ‘남부순환로’가 되었다. 그래서 도로명 주소의 ‘남부순환로’는 강동구, 송파구, 강남구, 관악구, 강서구 등 47번 국도가 경유하는 곳이면 어느 곳에나 있다. 그중 예술의전당 앞에 있는 ‘서초구 남부순환로317길’은 근래에 서초구의 명소로 떠올랐다. 예술의전당 때문이다.

 

서초구의 명당, 예술의전당

1981년에 서울이 제24회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후 정부에서는 국제무대에 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고 양재시민의숲과 같은 휴식 시설을 확충하는 등 주변을 정리했다. 그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서구 유럽에 견줄만한 수준을 갖추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음악당과 서예관에 이어 오페라하우스, 국악당, 국악박물관 등이 들어서고 1998년에 석관동의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이전해오면서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예술의 총본산이 되었다. 이에 따라 이곳을 이용하는 연주자나 수련생이 늘어나면서 길 건너 서초동에 자연스럽게 악기상이 들어섰다. 하나둘 상점이 늘더니 이제는 수리와 보수까지 해주는 전문점도 있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 것이다. 그 결과 악기상 주변의 식당과 카페 등 분위기를 돋우는 찻집과 더불어 남부순환로317길은 점차 음악인이 찾는 명소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전문 음악인이 찾는, 서초 악기거리

낙원상가는 역사가 깊어 일반인까지 즐겨 찾는 악기 시장이지만 서초구의 악기거리는 전문음악인이 찾는 상점이다. 거기에 현악기나 관악기 등의 연습실도 갖추고 있고, 각종 공연 관람객까지 찾아 악기거리는 점차 수요와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세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고 주창했다. 제품을 생산하면 소비자는 그 제품을 구매한다는 순환 구조를 체계화한 ‘세이의 법칙(Say’s law)’이다. 휴대전화기를 끊임없이 생산하면 더 이상 팔리지 않을 것 같지만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 사용자는 다시 구매할 수밖에 없는 논리다. 그래서 생산자는 새로운 기능을 더해 편리한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꾸준히 물건을 구매한다.

미국이 대공황을 맞아 물품이 팔리지 않고 실업자가 속출하는 상태에 이르자 세이의 법칙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지만 그 이론은 아직도 유효하다. 휴대전화기는 2년 주기로 제품을 바꿔야 첨단 문명의 혜택을 누린다는 심리적 유통기간에 빠져 있지 않은가. 재화의 유통은 많을수록 좋다. 생산과 소비가 많아야 경제가 원활하기 때문이다. 수요가 먼저인지 공급이 먼저인지 물고 물리는 순환 논리를 서초동의 악기거리는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예를 보여줬다.

 

예술의전당 방문 후엔 악기거리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보았다면 새로운 경제 현장으로 떠오른 악기거리서 음악적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도 새로운 문화에 취해보는 방법이다. 다양한 악기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는 편리성도 있기에 악기거리를 거닐어 보면 어떨까.

<HCN 매거진 서초> vo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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