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을 '모음'으로 바꿔야 할 때
'씀'을 '모음'으로 바꿔야 할 때
  • 박진우 / 흥국생명 미디어교육 총괄
  • 승인 2019.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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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됐든 경제가 됐든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시기지만 어쨌든 새로운 봄은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왔다. 매년 2~3월경 많은 회사에서 새로운 연봉협상, 승진 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대략 4월부터는 어느 정도의 소득 상승, 즉 주머니가 따뜻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그러다 보니 새로이 늘어난 돈으로 뭘 사고 뭘 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행복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이런 기분 좋음은 ‘내가 별 탈 없이 한 해를 넘겼구나’, ‘작년 한 해 수고했구나’라는 개인적 위안, 보상 수준에서 냉정하게 마무리를 짓자는 것이다.

 

소득의 상승 = 씀(지출)의 상승

우리는 작년 한 해 동안 빠듯한 살림으로 잘 살아왔다. 어려웠지만 그 안에서 먹고 쓰고 나름 저축도 했다. 그런 가계 생활을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일어난 소득 상승은 분명 가뭄에 단비 같은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때마침 등장한 신차 광고들에 눈이 가고 홈쇼핑에 나오는 신상을 살 수 있는 기쁨도 될 것이고 여름에 해외여행을 꿈꿀 수 있는 행복 또한 되어 줄 것이다.

필자가 이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대다수 이런 소득 상승이 ‘모음’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내 ‘씀’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소득이 적은 사람도 그 소득에 나름 적응하며 살아가고 소득이 많은 사람은 그 돈을 어떻게 쓰고 사나 싶어도 나름 그 돈을 부족하다 말하며 꾸역꾸역 다 쓰면서 살아간다. 각자의 소득에 ‘적응’을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작년에 우리가 해 온 경제생활은 작년의 소득에 우리가 적응해왔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어쨌든 살아오지 않았는가. 많든 적든 우리는 적응하며 1년을 보냈다. 그런데 여기에서 소득이 늘어난다면? 우선은 기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기쁨이 얼마나 갈 것인가? 아마도 인상분에 대한 기쁨의 시간, 환희의 효용 기간은 길어야 3개월이면 끝이 날 것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역시 이 늘어난 소득에 적응될 것이다. 작년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잊은 채 또다시 소득이 빠듯하다며 빡빡한 가계 생활 속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씀'을 '모음'으로

이런 연간 이벤트의 반복을 끊기 위해 제안하는 것. 작년 1년 동안 적응된 우리의 익숙함을 좀 더 연장하자는 것이다. 늘어난 소득분을 즉흥적인 ‘씀’으로 소비해 버리지 말고 체계적인 ‘모음’으로 쌓아놓자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이 소득 하에서 나름 잘 살아오지 않았는가. 그 안에서 쪼개서 저축 여력을 만들기는 어려웠지만 작년에 없었던 소득이라면 지금부터 눈 딱 감고 모을 수 있지 않겠는가. 여력은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굳이 여력을 만들 필요가 없는 방법이다. 그저 눈 딱 감고 어디론가 자동이체든 무엇이든 경로만 살짝 바꿔 놓으면 될 일이다.

펀드도 좋고 저축도 좋다. 아무리 재테크를 논한다 하더라도 그 기본은 모으는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다가 시기를 놓치고 또 적응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될 일이다. 보험의 경우 기존에 가입한 상품에 유니버설 기능이 있다면 추가납입을 적극 고려해보자. 추가납입은 이런저런 비용이 포함된 사업비 등이 덜 빠지기 때문에 적립금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장기상품인 만큼 묵혀서 불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어디든 돈을 둘 곳은 있다. 일단 정하고 늘어난 돈의 경로를 이쪽으로 옮겨 놓자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봄, 소득이 늘었다면 잠시 미소를 지은 후 눈을 꾹 감자. 그리고 늘어난 만큼을 씀 대신 모음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보자. 늘어난 소득에 또다시 익숙해지기 전에, 모으지 못하고 빠듯하게 지내는 삶에 또다시 적응되기 전에. 그래서 조금은 넉넉해진 미래를 보게 되는, 그런 봄을 만들어보자.

<HCN 매거진 서초> vol.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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