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10년 넘도록 정화만"…'반포천 재생' 답 없나?
[기획취재] "10년 넘도록 정화만"…'반포천 재생' 답 없나?
  • 김민욱 기자
  • 승인 2019.05.15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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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 지역 대표 '하천'하면 양재천 꼽는 분들 많을 겁니다.

양재내곡권역에 양재천이 있다면 반포권역에는 반포천이 흐르는데요.

서초동에서 출발해 동작역까지 4.3km에 이르는 반포천. 문제는 과거로부터 비만 오면 이 하천에서 악취가 진동한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는 겁니다.

3년 전 서초구는 69억 원을 들여 반포천의 악취와 수질오염 문제를 개선하는 일명 '반포천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사업계획을 내기도 했는데요.

현재 모습은 어떨까요?

기획취재 김민욱 기자입니다.

<기사본문>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주말.

아침부터 나들이객들로 북적이는 양재천의 풍경입니다.

반면 같은 날 오후 반포천은 인적이 뜸하다 못해 스산한 모습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이유, 다름 아닌 악취 때문입니다.

[인터뷰 : 지역주민 ]

"작년에 정비사업으로 냄새 없앤다고 했거든요. 그랬는데도 냄새가 계속 나고 있어요. 지금도 걸어오는데 냄새나고 이렇게 코 막고 다니고…"

[인터뷰 : 지역주민 ]

"냄새가 나면 이쪽(반포본동 쪽)으로 날아와버리지."

주민들이 말하는 악취, 어디서 나는 건지 냄새를 따라가봤습니다.

반포천과 사당천이 만나는 지점.

육안으로 봐도 수로에 검은 물때가 잔뜩 끼어있고,

흘러 들어오는 하천 위로 부유물도 눈에 띕니다.

물이 말라 드러난 바닥에는 파리떼가 들끓습니다.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이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질이 하천 바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사당천에서 반포천으로 생활하수가 끊임없이 흘러 들어오고 있습니다."

반포천을 살리기 위해 서초구는 특단의 조치에 나섰습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반포천 재생사업으로 물 순환을 돕는 수중폭기기 8대와 분수가 하천에 설치됐습니다.

반포천 300m 구간에 들어간 친환경 소재 '루미라이트 분말'은 수중 오염 성분을 분해합니다.

올해는 악취를 여과해 공중으로 분해하는 탈취저감장치도 들어섭니다.

이렇게 2022년까지 사업비 69억이 들어갑니다.

[인터뷰 : 김중범 / 서초구청 하천팀장 ]

"차집관로가 드러난 구간에 덮개를 설치했고, 생활하수가 하천으로 떨어지는, 박스 구간의 하천유입수를 차집관로로 유도해 처리해서 악취저감을 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청정하천이었던 반포천.

70년대 강남개발로 주변에 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성모병원 등 각종시설이 들어서면서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건천화된 하천에 생활하수까지 흘러들며 반포천은 악취와 해충의 발원지로 전락한 겁니다.

2006년부터는 한강에서 하루 6천 톤의 물을 끌어 반포천에 방류하는 작업이 첫선을 보였습니다.

4년 뒤인 2010년에는 반포천 주변 악취저감 방안이 나옵니다.

악취가 심한 복개구간 1.8㎞에는 생활하수를 따로 분리해 모으는 차집관로가 조성됐고, 자동개폐식 덮개와 빗물받이 악취차단장치, 탈취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62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이듬해에는 아예 한강물 집수시설이 설치됐습니다.

송수관로를 연장해 하루 총 2만 6천 톤의 물을 반포천 흘려보내게 되는데 여기에는 시비와 구비를 합해 25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최근 사업비까지 더하면 2006년부터 반포천 정비에 연간 12억 원이 꼬박 들어간 셈입니다.

[인터뷰 : 배재근 / 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결국에는 하천복원사업이 진행돼야 해요. 장기계획 상에서는 이 시설을 어떤 식으로 가져가고 어디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을 해놓고 단계별로 접근해줘야지 즉흥적으로 하면 그게 융합도 연계도 안 되고 하다보니까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죠."

반포천의 특성 때문에 정화 자체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양재천과 비교했을 때 길이가 짧은 반포천의 경우, 물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오염된 수질이 그대로 방류될 소지가 높습니다.

또, 과천시 환경사업소에서 나온 방류수가 흐르는 양재천과 달리, 반포천은 반포동을 비롯해 사당동과 남현동 등 다른 지역의 생활하수와 오수가 그대로 흘러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이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미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게 아니라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해 반복되는 예산 지출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 이경율 / 환경실천연합회 회장 ]

"누수된 하수관거에서 나오는 오수도 있을 것이고, 오래된 주택이나 상가의 경우 하수관거로 유입이 안 돼서 무단으로 나오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유입이 되는 오염원에 대한 근본적인 모니터링이 있어야 합니다. 오염물질이 들어오는 유형별로 수질오염의 원인이 무엇인지 '질소'인지 '인'인지 생활하수인지 아니면 산업폐수가 들어오는지를 수질검사를 통해 파악이 돼야 합니다. "

당장에 여름이 오면 악취나 수질문제는 물론, 잦은 비로 생활하수가 더 유입돼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겉보기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띄고 있는 하천. 하지만 여전히 실상은 수면 아래에 있습니다. 악취와 수질문제를 뿌리뽑기에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이는 반포천. 언젠가 양재천만큼 주민들의 사랑을 받게 될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HCN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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