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 ‘빨간불’…“소음 문제 해결해야”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 ‘빨간불’…“소음 문제 해결해야”
  • 박상학 기자
  • 승인 2019.07.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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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사업이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문제는 소음이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시로부터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 영향 때문에 현 신축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 ‘소음이 변수’

원지동 이전 부지는 경부고속도로와 맞닿아 있다. 그렇다 보니 실제 잠시만 서 있어도 귀가 아플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 환경영향평가 자료를 보면 경부고속도로 통과 차량에 의한 소음으로 의료원 현대화 사업부지는 주야간 전 층에서, 중앙감염병병원 부지는 야간 시간대 전 층에서 소음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소음 저감 방안을 적용했을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먼저 높이 18m 길이 600m 방음벽을 설치했을 경우 주간 시간대 8층 이상, 야간 시간대는 전 층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고속도로 상·하행 방향에 높이 7m 길이 600m 방음터널을 설치했을 경우도 야간 시간대 전 층에서 환경기준을 넘어섰다. 추가적인 대책으로 방음터널 길이를 더 연장하고 재질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저감 방안을 적용한다면 공사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고 고속도로에 방음터널을 만드는 것 자체도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부지 71% 축소?…의료원 측 ‘원지동 이전 불가능’

소음 문제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사전환경성검토에서도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원 부지와 경부고속도로 이격거리를 55m로 규정했다. 기준을 맞추기 위해 부지를 31% 축소해야 한다는 결론이었지만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범위가 크게 늘었다. 경부고속도로가 8차선에서 10차선으로 확장되고 소음공해 기준이 강화되면서 이번 평가에서는 이격거리를 140m 이상 둬야 하는 결론이 나왔다. 이럴 경우 전체 부지의 약 71% 면적을 사용할 수 없어 사실상 필요한 건물 부지를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새 병원 건립이 시급한 의료원 측에서는 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원지동 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현재로서는 원지동 이전 계획에 변화는 없다며 소음 문제 해결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원지동 이전 재검토?…서초구 ‘난감’

그나마 소음 저감 효과가 가장 높은 방법이 방음터널이지만 수백억 원에 달하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도로공사 등 관계기관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라도 원지동 부지에 대해 경제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필두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는 “오히려 원지동으로 억지로 이전하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소음 문제나 주변 환경문제를 무시하고 이전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입장에선 이런 상황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1년 서울시가 원지동에 추모공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주민 설득 방안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약속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현재 어떤 이유로든 원지동 이전이 무산된다면 지역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최종 결과는 올해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문화재 매장 확인 조사와 감염병병원 건립 반대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 문제. 이번엔 환경 문제로 다시 한번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HCN매거진 서초> Vol.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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