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새길 문학의 향, 사색의 계절 만난 사람 - 현옥의 서초문인협회장
낙엽에 새길 문학의 향, 사색의 계절 만난 사람 - 현옥의 서초문인협회장
  • 김민욱 기자
  • 승인 2019.10.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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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과 가을 시 낭송대회와 시화전, 시인 초청 강연을 개최하면서 지역사회에 문학의 향기를 전하고 있는 서초문인협회는 1997년 창설된, 지역 문인들의 모임이다. 250여 명이 활동 중인 협회를 이끄는 현옥희 회장은 창립부터 협회의 길을 따라 걸어온 여성문학인이다. 문학소녀와 같은 수줍음도 간직하고 있지만 중견 문인이 된 그녀의 눈에서는 감출 수 없는 카리스마도 뿜어져 나온다.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9월, 협회의 시화전이 열리고 있던 문화예술회관에서 현옥희 회장을 만났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회장님은 가을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소녀시절부터 제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사색’이라고 했어요. 지금도 가을만 되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사색을 즐기다가 좋은 작품을 하나 건져 가지고 옵니다. 그래서 가을은 사색을 통해 작품을 가장 많이 쓰게 되는 계절이죠.

 

올해부터 서초문인협회 회장직을 맡게 되셨습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요?

제가 사실 협회 창립 멤버예요. 회장 선출 시즌마다 항상 ‘0순위’로 꼽혔는데 공직자 남편을 둔 탓에(?) 계속 고사해 왔어요. 그래서 회장직을 맡고 있는 요즘 다소 늦었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봉사 한 번 하고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서초문인협회에 대해서 저보다 많이 알고 있는 회원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도 어렵지 않게 자신 있게 해나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듭니다.

 

서초문인협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서초문인협회는 그야말로 문단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한국문학회 이철호 이사장님이 1997년 창립했는데요. 당시 이사장님이 사비를 들여서 지역의 원로 문인들을 초청해 협회를 꾸렸답니다. 물론 초대 회장도 역임하셨죠. 이후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봄·가을마다 출판기념회를 열어 회원 간 교류와 화합을 다지기도 하고요. 작가 초청 특별강연을 통해 문인 교육에 내실을 갖추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협회의 주요 활동엔 어떤 게 있나요?

‘우리말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 운영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판이나 게시판에 적힌 우리말에 대한 건데요. 정말 잘못된 표기가 많습니다. 서초문인협회에서 이를 바로잡는 데 앞장서고 있어요. 최근에는 한지에 시를 써서 등불에 감아 전시하는, 일명 등(燈) 시화전이 큰 호응을 얻어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이 기회에 회원 간 친목 도모를 하기도 하고 유명 시인을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행사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모두 마음의 양식을 얻기 위한 한 해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지요?

‘문학상 대상’ 행사를 부활시켜서 회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시키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고요. 또, ‘문학 화평회’에 욕심이 나기도
합니다. 문인들이 써 온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평가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거든요. 지금은 협회가 화평회를 열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지만 조만간 더 넓은 장소를 빌려서 보다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원로작가와 중견작가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서초구인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보다 참여율이 저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임기 동안은 우리 지역의 숨은 문인들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모셔서 서초문인협회가 정말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서초문인협회 현옥희 회장의 이달의 시
가을소곡

갈잎을 깔아 찻잔을 받쳐 들고 혼자임을 확인한다
이제 바람 불면 마른 잎으로 떨어져 누울 잎새들
묵은 정 그리움으로 우려내어 아쉬움의 글자들을 줍는다
얼레빗 성근 세월 물든 낙엽에 새기며 가을 연시를 쓴다
 

<HCN매거진 서초> Vol.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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