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명상의 임상적 적용
마음챙김 명상의 임상적 적용
  • 한양순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부교수
  • 승인 2019.10.30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구 특히 미국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심리상담이나 치료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세기부터 마음챙김 명상을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불교에서 유래한 마음챙김 명상을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적용하게 된 근거는 불교가 고통 해결 혹은 고통의 근원적 해결에 초점을 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 불교의 기본교의인 사성제이다. 사성제는 고집멸도의 네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고통스러운 경우, 그 고통의 원인과 치유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이 보통 심리문제라고 하는 것들 즉 불안, 우울, 분노, 대인갈등 같은 것들이 사성제의 고통에 속하기 때문에 불교의 고통 해결 방법인 마음챙김 명상을 심리상담에 적용하게 된 것이다.

 

마음챙김 명상법은 ‘자신의 몸과 마음(생각, 감정, 욕구, 의도, 의식)에서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명상법’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 여기의 나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 즉 비판단적 관찰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떤 통제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다. 본고에서는 이를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심리치료 효과와 연결해보려고 한다.

첫째, 마음챙김 명상을 하려고 앉아서 호흡이나 배 움직임 같은 몸 현상이나 마음 내적 현상에 집중하면 깊은 이완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심리치료에 도움이 된다. 사실, 불안이나 우리가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것들 모두 긴장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이완을 통해 긴장 수준 저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마음챙김 명상에서는 알아차림 혹은 관찰 시점을 지금 여기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과거 집착이나 미래 걱정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현존하게 해준다. 마음이 지금 여기에 계속 머물게 되어 과거에 집착하며 후회하고 자책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며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괴로워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 관점에서만 보면 우울이나 불안 치유에 도움이 된다. 우울은 과거 집착이 원인이고 불안은 미래 걱정이 중심적 고통이기 때문이다. 명상을 하다 보면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

셋째, 나의 몸과 마음 현상에 관찰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관찰과 알아차림의 대상을 타인이나 외부 환경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 즉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문제나 고통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거나 타인을 탓하는 것을 멈추고 나 자신의 어떤 부분이 나의 고통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를 심리치료의 기본단계에 도달하게 해주는데 여기서 기본단계라고 하는 의미는 자신의 책임 있는 부분을 변화시키는 부분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넷째, 마음챙김 명상은 ‘경험’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실제 내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체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에는 호흡, 근육의 움직임, 열감, 차가움 등이 포함되고 마음현상에는 감정, 생각, 욕구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체험적인 부분이 강해지면 선입견이나 단순한 생각을 현실로 인식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우리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며 그것을 중요한 진실과 현실로 인식하여 그에 따라 나도 모르게 행동하게 된다. 그러나 명상의 체험적 요소는 이런 선입견이 사실이 아니고 단지 선입견이며 이것에 집착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고통을 가져옴을 깨닫게 해준다.

다섯째, 있는 그대로의 알아차림 즉, 비판단적 관찰을 하는 것이다. 실제 명상을 해본 사람은 즉각 알게 되는데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판단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움이란 감정을 그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미워하면 안돼’라고 통제를 한다. 이렇게 판단하고 감정을 억압하는 것은 자신을 부인하는 효과를 나타내며 오히려 미움을 키우는 역효과가 일어나 더욱 고통에 빠뜨리게 된다. 그런데 명상 중에 판단하는 것, 변화나 통제하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알아차리면 순수하게 몸과 마음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비판단적 관찰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수용적 태도가 증가할수록 미운 감정이나 비난하는 마음이 줄어들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불안이나 우울도 이렇게 비판단적 수용을 통해 그 크기가 줄어들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서구 여러 나라와 우리나라에서 마음챙김 명상을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적용하여 심리치료 효과 즉, 고통(불안, 우울, 통증, 스트레스, 성격 문제)에서 해방되거나 경감되는 효과를 크게 얻었다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마음챙김 명상을 임상적으로 적용한 접근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우선 마음챙김 명상을 스트레스 경감에 적용하는 프로그램, 우울 치료를 위해 마음챙김 명상법을 적용하되 인지치료를 병행하는 방법, 마음챙김 명상법과 행동치료법을 병행하여 성격장애를 치료하는 접근법, 마음챙김 명상에서 수용과 결단을 강조한 프로그램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마음챙김 명상의 심리치료 효과가 크고 이것이 연구결과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마음챙김 명상을 상담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심리상담가 자신이 마음챙김 명상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그 이유는 명상체험이 부족하면 상담 장면에서 명상 활용이 크게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HCN매거진 서초> Vol.2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