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킬러의 등장? 10·1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보완대책, 집값 잡고 전셋값 올리나?
강남 재건축 킬러의 등장? 10·1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보완대책, 집값 잡고 전셋값 올리나?
  • 장재현 /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
  • 승인 2019.12.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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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0월 1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민분상)에 대한 시행을 6개월 늦췄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10월부터 허위계약 자금 출처 등 이상거래 관계기관 합동점검, 주택매매사업자 LTV 규제(40%),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를 막기 위해 고가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강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가 시행령 6개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 시 상한제 적용 제외,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 시 주택 공급 위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동 단위로 핀셋 지정 등이 정책의 주요 골자다.

민분상 지정을 총선 전까지 늦췄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재건축·재개발 지역들은 시간을 벌었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에 들어간 지역들은 좀 더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고가주택의 경우 사업자 등록 후 LTV를 최대 80%까지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책으로 고가주택 매입 시 대출 규제로 수요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동안 아파트값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6%나 상승했다. 반면, 서울 모든 지역의 평균 아파트값은 상승했지만 거래량은 단지별로 차이가 많았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들이 아파트 매매 거래에 있어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시 전체 단지 7,415개 중 지난 1년간 매매 거래가 1건도 없던 단지는 전체의 28% 수준이었다. 특히 강남권의 경우 지역 내에서도 거래량에 대한 양극화가 심했다. 서초구의 경우 지난 1년간 거래가 없던 단지들이 전체 690개 단지 중 46%(317개 단지)나 차지했고, 강남구 40%, 강동구 38%, 강서구 32%, 마포구 32%, 서대문구 32%, 송파구 30%였다. 이번 정책으로 재건축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의 경우 주택시장이 받는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곳들은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젠 후분양이란 방법도 안 통한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이 난 재건축 사업장들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6개월 전에 받으려 서둘러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정책은 서울 집값 상승의 촉발제 역할을 하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목표다. 정책이 시행되면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의견은 분분하다. 지난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 후 서울 집값이 잡혔다고 이야기하는 쪽에서는 이번 정책을 통해 서울 집값이 잡힐 것이라고 예측한다. 반면, 지금 올라야 할 집값을 억지로 잡아 놓는 역할만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건축 사업을 막으면 막을수록 미래의 집값이 더 급등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규제가 풀리면서 지난 2년간 서울 집값은 2배 가까이 뛰었다. 두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할 때는 전셋값이 더욱 걱정이다. 대출 규제로 이미 실수요자들은 집 사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한 현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집을 사기가 더 쉽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혹자는 분양가상한제와 전셋값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민분상을 비롯한 강력한 규제로 집값이 잡히고, 금리도 사상 최저로 내려가다 보면, 집주인들은 반전세나 월세 전환을 많이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도심 내 공급량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로 발생하는 공급은 없는 반면, 월세 전환이 증가하면, 전세 매물은 줄어든다. 전셋값이 충분히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의 접근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장기적으로 아파트 시장의 가격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고가 아파트들이나 인기 지역 내 새 아파트들의 경우 자본력을 갖춘 수요층들의 독점적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HCN매거진 서초> Vol.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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