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고' 잠원동 이전 '청신호'…30년 숙제 풀릴까?
'청담고' 잠원동 이전 '청신호'…30년 숙제 풀릴까?
  • 박상학 기자
  • 승인 2019.12.04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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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 잠원동 고등학교 유치 문제다. 잠원동 지역에 학교가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에 30년 넘게 답보 상태였다. 먹구름 속이던 고등학교 유치문제. 얼마 전 다시 희망이 보였다. 서울시교육청이 강남구 압구정동 청담고등학교를 잠원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내놨다. 실제 이전이 이뤄지기까지 여러 복잡한 단계가 남아있지만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잠원동 30년 숙제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

 

 

잠원동에는 고등학교가 없다?

현재 서초구에 고등학교는 10곳. 하지만 잠원동 인근엔 학교가 없다 보니 이 지역 학생들은 압구정고나 영동고 등으로 원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한다. 잠원동 고등학생 10명 중 7명은 매일 옆 동네 강남구에 있는 학교로 먼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특히 세화고와 현대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바뀌면서 선택의 폭은 더 좁아졌다. 학부모 A 씨는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주변에 학교가 없어 멀리 가야 했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런 상황을 똑같이 겪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서초고 이전? 결국 무산

그동안 고등학교 유치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1983년 학교 용지로 지정된 잠원동 61-6 일대에 지난 2007년 서초고를 이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서초고 동문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012년에는 주민들이 직접 고등학교 유치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2,000명이 넘는 서명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2015년엔 잠원동 주변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61-6 일대에 고등학교가 아닌 초등학교가 들어와야 한다는 교육청 주장이 나왔고 어쩔 수 없이 서초구는 2016년 현재 잠원스포츠파크 자리에 다시 서초고를 이전하는 방안을 차선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남녀공학인 서초고가 이전할 경우 여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는 서초동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새로운 대안 ‘청담고등학교’…‘청신호’

잠원동의 30년 숙제. 고등학교 유치는 과연 가능할까? 올해 초 다시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 교육청과 서초구가 잠원동 고등학교 유치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것. 서울시교육청은 공립 일반고인 청담고를 잠원동 스포츠파크 부지로 이전해 2023년 3월 개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청담고 학부모 대표단을 만났고 11월 8일에는 학부모 전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학교 이전 추진 여부의 운명을 결정하는 ‘학부모 모바일 찬반 투표’도 마쳤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학교 이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62.1%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서초고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청담고 명칭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요인이다. 마침내 잠원동 고등학교 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왜 청담고등학교?

청담고는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에 자리 잡았고 1990년 1월 설립됐다. 시설은 많이 낙후됐다. 얼마 전 안전진단에서 D등급에 가까운 C등급을 받으며 안전상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청담고 학생 수는 2017년 860명에서 올해 603명으로 2년 만에 200명 넘게 줄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학생 수가 계속 준다는 것. 학교 소규모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그럴 경우 교육활동의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내신 등을 이유로 학생들의 선호도가 감소한다. 결국 인근 학교와 통폐합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청담고 이전 최종 확정까지 빠르면 1년

학부모들의 동의률이 높은 만큼 청담고 이전 계획은 행정예고를 거쳐 서울시의회 이전 계획 심의와 예산 확보 등 다음 절차를 밟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전 계획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빠르면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사이 서울시와 교육청은 부지와 학교 건립비용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시 교육청은 종로구에 있는 청사 부지 일부와 잠원스포츠파크 부지를 맞교환하고 학교 건립비용은 인근 신반포 4지구의 재건축 기부채납 비용 930억여 원 중 300억여 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서울시와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협의는 걸음마 단계지만 이번엔 청담고 이전에 대한 교육청의 의지가 강하다. 청담고 이전으로 잠원동의 30년 숙제가 풀릴 수 있을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CN매거진 서초> Vol.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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