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만 이용? 방황하는 제로페이
공무원만 이용? 방황하는 제로페이
  • 백경민 기자
  • 승인 2020.01.15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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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제로페이.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서울시에서 지난해부터 밀어붙이고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인데요. 쓰는 사람이 없어설까요?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없애려는 애초 취지마저 흐릿해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나마 쓰는 사람들은 공무원들이고, 소비자들은 모르거나 불편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1년 전에도 똑같은 불만과 비판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변한 건 없습니다. 백경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본문>

출범한지 1년. 지난 한 해 서울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한 금액은 540억 원가량 됩니다.

전국 이용액은 700억대라지만, 당시 8조 5천억 원이었던 목표의 1%도 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수치 만큼이나 제로페이는 시장에서 여전히 외면 받고 있습니다.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TV로 보고 미용실에서 듣기도 했는데, 전혀 관심 없어요."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카드만 주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제로페이는 이것저것 해야 되니까…"

서울에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은 모두 18만 곳 가까이 됩니다.

이 가운데 서초·동작·관악구에 있는 가맹점은 1% 정도인 1만 5천 곳.

제로페이로 결제했던 적은 손에 꼽습니다.

[ 녹취 : 제로페이 A가맹점 (음성변조) ] 
"찾는 분들이 없어요. 그렇게 해도 그에 대한 메리트가 전혀 없어요. 왜 했나 싶어요. 물어보는 사람이 없어요."

그나마 쓰는 사람은 공무원 위주인 듯합니다.

관악구청장은 업무추진비 사용분의 70~80%를 제로페이로 결제했습니다.

동작구 각 부서에서 사용한 제로페이 내역도 상당합니다.

[ 녹취 : 제로페이 B가맹점 (음성변조) ]
"구청에서 제로페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청에서 많이 결제해요."

[ 녹취 : 제로페이 C가맹점 (음성변조) ]
"많이 안 써요. 구청에서 많이 와서 쓰고…"

그마저도 서초구에서는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애초 서초구청장은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각 부서에서도 제로페이를 쓴 내역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조만간 선보이게 될 서비스마저 미온적인 반응입니다.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할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지역화폐인데,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이 참여합니다.

조만간 동작구는 30억 원, 관악구는 무려 100억 원을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서울시에서 연초부터 밀어붙이는 서비스입니다.

[ 녹취 : 서울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
"서울사랑상품권이 얼마나 활성화되고, 얼마나 지역에서 인기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4개 자치구가 안 하는 이유는 관망세 같아요."

서울시는 어떻게든 당근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양새입니다.

모바일 지역화폐도 그렇고, 상반기 안에는 교통카드 기능도 넣을 예정입니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 40%도 직불카드나 현금영수증과 똑같은 30%로 조정된 마당에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섭니다.

반면, 불편하다는 결제 방식은 바꾸려고 검토하는 데만 1년째입니다.

결제 금액을 입력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없애는 작업이지만, 아직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서울시는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 이런저런 서비스를 제로페이에 연계하느라 시기를 놓쳤다고 밝혔습니다.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는 제쳐두고, 제로페이로 유인하려는 데만 급급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 녹취 : 제로페이 D가맹점 (음성변조) ]
"사람들이 귀찮아 해요. 결제하려다가 시간이 걸리니까 하다 말고… 핸드폰으로 결제 확인하는 것도 시간이 걸리고요. 바쁠 때는 짜증이 날 때도…"

[ 전화인터뷰 : 강기두 /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결국은 결제 서비스라는 상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이슈인 것 같아요. 사실 본질적으로 다른 결제 서비스보다 편리한가가 중요할 텐데, 개인적으로도 제로페이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용할 때 불편한 점들은 계속적으로 발견이 되거든요."

올해 제로페이 결제액 목표치는 얼마나 될까요?
서울시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머뭇거렸습니다.
지난해 공격적으로 잡은 목표치 때문에 이래저래 뭇매를 맞고 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제로페이 홍보로만 지금까지 들어간 돈, 앞으로 들어갈 돈까지 하면 100억 원을 넘습니다.
그런데도 제로페이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장에 뿌리 내리지 못한 채 여전히 방황하고 있습니다. HCN NEWS 백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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