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우후죽순 늘어난 바닥조명광고…단속 안 하는 까닭은?
[기획취재] 우후죽순 늘어난 바닥조명광고…단속 안 하는 까닭은?
  • 김민욱 기자
  • 승인 2020.01.22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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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건물에서 바닥으로 조명을 쏘아내려 빛으로 광고를 하는 이른바 바닥조명광고가 늘고 있는데요.

문제는 구청에 허가를 받지 않고 이런 광고를 할 경우 불법이라는 건데, 신고나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민욱 기자입니다.

<기사본문>

방배역 인근에 위치한 번화가.

보행자들이 걷는 길 바닥으로 한 노래방 광고가 비칩니다.

이른바 '바닥조명광고'입니다.

빛이 나오는 곳은 건물 1층 높이에 설치된 LED 빔.

주로 업소의 간판 옆이나 윗부분에 조명을 쏘는 프로젝터가 달려있습니다.

음식점과 술집은 물론 헬스장, 학원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 길을 따라 있는 상점 주변에만 수십 개에 달합니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더니 바닥광고 시공 사이트가 줄지어 뜨고,

50~60만 원대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시안을 만들 수 있다는 등 문구를 내세우며 홍보합니다.

[인터뷰 : 바닥조명 광고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요즘 인기 최고죠. 이제는 지방에서도 문의가 많이 와요. "

문제는 이런 바닥조명광고가 대부분 허가 없이 설치됐다는 것.

바닥조명광고는 옥외광고물법에서 규정하는 디지털광고물인데,

금연 홍보나 여성안심길 안내 같은 공익적 목적이 아닌 상업 광고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보도와 도로 바닥'에 광고물을 표시하는 건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최근 3년간 서울시가 허가한 바닥조명광고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로부터 전달받은 지난해 바닥조명광고 관련 민원 건수도 10여 건에 불과합니다.

서초구는 두 건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한 곳은 철거됐고, 다른 한 곳은 이행강제금을 내가면서 사용 중입니다.

암암리에 마구잡이로 설치해 사용하다보니 자치구별로 어디에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 실태조차 확인이 어려운 상황.

[인터뷰 : 서초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

"일반적으로 도로는 광고를 할 수 없는 곳이거든요. 신고를 하려고 해도 허가가 날 수 없는 거고,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다 불법이다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단속인력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단속 중에는 업주가 조명을 꺼둘 수 있어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변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 바닥조명 광고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누가 계속 민원을 넣어서 구청 담당 공무원이 전화가 오면 꺼두면 돼요. '똑딱이'(버튼) 스위치 달아놓으면…"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이렇게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바닥조명광고의 빛공해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빔에서 나오는 빛이 너무 강해 불편을 줄 정도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보행자 ]

"일부러 피하는 편이죠. 레이저가 바로 눈에 닿을까봐."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조사한 바닥조명광고의 평균 빛 밝기는 12만 9천 칸델라.

촛불을 무려 12만 9천 개 켠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가 강한 빛에 직접 노출될 경우는 빛공해로 볼 여지가 크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민경협 / 'Y' 안과 원장 ]

"조명광고나 디지털광고들이 대부분 밀집돼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 밝은 조명 안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에는 눈부심 증상부터 시작해서 수면부족이나 다른 질환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빛공해 여부를 가릴 법적 기준도 없는 실정입니다.

빛공해방지법에 따라 환경부는 3년에 한 번 이상 지자체의 옥외조명 실태를 조사해야 하지만 무허가로 운영되는 바닥조명광고는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민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겁니다.

[전화인터뷰 : 서종국 / 한국도시행정학회 회장 (인천대 교수) ]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는 데 비해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것에 대한 관리 방안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 된 거죠.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 장소·크기· 조도·영상에 관한 것에 대해서 안전도를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필요가 있는 거죠."

[스탠드업 :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

"그저 '불법'이라는 꼬리표만 붙어 있을 뿐 신고와 단속, 조사 대상에서도 모두 벗어나 있는 바닥조명광고. 매일 밤 지역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HCN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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