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출범 1년…갈 길 먼 제로페이
[뉴스A/S] 출범 1년…갈 길 먼 제로페이
  • 백경민 기자
  • 승인 2020.01.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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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시에서 지난해부터 밀어붙이고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제로페이. 광고도 자주 해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건 또 아닙니다. 그나마 쓰는 사람은 공무원들이고, 소비자들은 귀찮다거나 불편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1년 전에도 똑같은 불만과 비판이 제기됐었죠. 먼저 백경민 기자의 60초 브리핑입니다.

 

<기사본문>

출범한지 1년이 된 제로페이.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제로페이 결제액 목표치는 8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서울시의 자신감이 어느정도 반영됐겠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이게 말 대로 잘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표치의 1%도 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시장 반응도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2019년 1월 ]
"잘 모르겠는데요. 지금 찾아보고 알았는데요."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2019년 1월 ]
"써 본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2020년 1월 ]
"TV로 보고 미용실에서 듣기도 했는데, 전혀 관심 없어요."

[ 녹취 : 지역주민 (음성변조) / 2020년 1월 ]
"카드만 주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제로페이는 이것저것 해야 되니까…"

그나마 이런 게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뿐 나아진 건 없었습니다.

제로페이 홍보로만 지금까지 들어간 돈, 앞으로 들어갈 돈까지 하면 100억 원을 넘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스튜디오에서 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아나운서> 
제로페이에 대한 이야기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백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제로페이 나온지 벌써 1년이나 됐네요.

기자> 
그러니까요. 시간 참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아나운서께선 제로페이 써보셨나요?

아나운서> 안 써봤습니다. 굳이 써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기자>
시장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닌다. 앞서 60초 브리핑에서 1년 전 이용자와 1년 후 이용자들 반응 보여드렸는데요. 제로페이 가맹점 상인들도 비슷합니다. 한 가맹점 상인은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왜 했나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귀찮아 한다", "바쁠 때는 짜증난다" 뭐 이런 반응도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그럼 이 제로페이 1년간 누가 쓰긴 쓴 건가요?

기자>
현장에서 물어보니, 특히 구청 주변에서 공무원들이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초·동작·관악구에서 쓴 업무추진비를 살펴봤거든요. 관악구청장은 업무추진비 사용분의 80% 가까이를 제로페이로 썼고요. 관악구나 동작구 각 부서에서 사용한 제로페이 내역도 상당했습니다. 공무원만 이용한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나운서>
그렇군요. 공무원들이야 그렇다지만, 귀찮고 짜증난다는 시장의 반응은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데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귀찮고 짜증난다는 반응, 번거로운 결제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보통은 계산할 때 카드를 주든지 핸드폰을 그냥 대기만 하면 바로 되잖아요. 그런데 제로페이는 이용자가 직접 결제 금액을 입력해서 계좌이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단 말이에요.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귀찮고 번거롭죠. 더 편한 게 있으니까요. 서울시도 그런 걸 알고, 출범 초기부터 줄곧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혀왔지만, 지금도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만 하더라고요. 인력도 부족하고, 이런저런 서비스를 제로페이에 연계하느라 그 시기를 놓쳤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아나운서>
불편하다는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이런저런 서비스를 연계한다고 해서 효과가 있을진 의문인데요. 그러고 보니 연초부터 지역화폐라든지 교통카드 기능, 뭐 이런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만 할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지역화폐를 발행한 건데요.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이 참여합니다. 동작구는 30억 원을 발행했고요. 관악구는 그 금액만 무려 100억 원입니다. 1만 원, 5만 원, 10만 원 권이 있고, 기본적으로 7%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교통카드 기능입니다. 상반기 안으로 쓸 수 있게끔 준비 중이라고 하거든요. 서울시는 어떻게든 제로페이를 사용하도록 계속해서 유인책을 내놓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아나운서>
1년 전에 목표치가 8조 5천억 원이라고 했었는데, 그럼 올해 목표치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개 불가입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지난해 목표치는 너무 공격적으로 잡아서 그렇다면서 출범 초 의지를 다졌던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서울시는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서울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한 금액은 540억 원가량 되거든요.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700억대로, 8조 5천억 원의 1%도 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이 수치 때문에 제로페이가 이래저래 뭇매를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나운서>
그렇군요, 제로페이가 어쨌든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없애려는 취지로 나왔잖아요. 요즘 같아서는 그 취지가 무색할 정도여서 안타깝기도 한데요. 공무원만 이용한다는 오명을 씻어낼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겠네요. 백경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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