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 좋은 사람 - 토이
뉴스가 음악을 만났을 때 시간입니다. 오늘은 토이의 <좋은 사람>으로 문을 열었는데요. 이 음악과 관련된 소식 들고 온 김민욱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사내용]
(스튜디오)
김민욱 기자 / kmwhcn@hcn.co.kr
기자>
안녕하세요? 최윤희 아나운서, 요즘 대세인 노래가 뭘까요?
앵커>
힌트 좀 주세요.
기자>
찐찐찐이야 완전 찐이야~♬
앵커>
영탁! 트로트군요.
기자>
그렇죠. 올해 대중가요의 대세로 떠오른 음악, 트로트인데요. 1930년대에도 지금처럼 대세였던 노래 장르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고유의 대중가요인 '만요'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아나운서>
앞선 노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영상부터 함께 보시죠.
(VCR)
[현장음 : ♬ 오빠는 풍각쟁이야 (1938) ]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 난 몰라 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건 난 몰라
(앵커/기자 리액션)
맛있는 음식 다 빼앗아 먹고 혼자 공연 구경가는 오빠에게 심술부리는 여자.
1938년 발매된 '오빠는 풍각쟁이야'는 당시 파격적인 가사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랬주던 '만요'입니다.
[현장음 : 만요 음악 메들리 ♬ ]
(00초)
(앵커/기자 리액션)
그 시절 아버지가 즐겨 듣던 히트송은 쉬운 멜로디와 특유의 유머로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가 됩니다.
[인터뷰 : 김보성 / 만요 가수 ]
추임새나 박수나, 같이 노래를 부르신다거나 이런 걸 보면 관객들이 코믹송을 굉장히 좋아하시고요. 감성으로 만요의 역사를 느낄 수 있게 돼서 좋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 김성주 / 음악 프로듀서 ]
뉴트로라는 트렌드가 말해주듯이 옛 문화에 대한 그리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만요가 앞으로 하나의 대중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해학으로 가득찬 만요는 어두운 시대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였습니다.
[인터뷰 : 최규성 / 대중음악평론가 ]
나라 잃고 서러운 시절에 웃을 일 없던 조선인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교훈을 안겨줬기 때문에…
그 시절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겼던 '만요'.
80년 세월을 그대로 머금고 오늘날까지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아나운서>
영상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지네요. 만요라는 게 빛바랜 장르인 줄 알았는데 아까 기사에서 나온 '뉴트로'라는 말처럼 뭔가 세련되고 캐쥬얼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만요 '입덕'하시겠어요?
아나운서>
김 기자는 이 내용, 어떻게 취재를 하게 됐나요?
기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요새 트로트 정말 대세잖아요. 한 때는 발라드 열풍이어서 노래방 가도 다들 분위기 잡고 심각하게 노래 불렀는데 , 밝고 경쾌한 장르가 어떤 게 있을까 찾아보다가 옛 대중가요인 만요를 골라봤습니다. 잠깐의 유희를 다뤄서 다소 가볍다는 비판, 당시의 세태를 해학과 풍자로 풀었다는 등 다양한 평이 있는데요. 한국 대중가요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한몫한 장르임에는 분명해보입니다.
아나운서>
자 그럼, 오늘 오프닝 곡, 토이의 '좋은 사람'과의 연결고리는요?
기자>
아까 아나운서가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죠? 만요는 우스개음악인데요. 역설적이게도 우리 민족의 암울한 시대죠. 일제강점기에 유행했던 노래입니다. 한 마디로 절망적이고 슬퍼하는 국민한테 장난치면서 웃기려고 만든 노래예요. '좋은 사람' 가사에서도 나오는데요. '넌 이걸 장난이라고 해도 니가 웃으면 난 좋아'. 어쩌면 요즘 코로나19로 무기력해진 주민들에게 작게나마 수 미소를 선사할 수 있는 노래이지 않을까 해서 골라봤습니다.
아나운서>
저도 간만에 웃으니깐 좋네요. 토이의 '좋은 사람' 조금 더 들어보면서 마치겠습니다. 김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 좋은 사람 - 토이